바람에 날씨가 많이 스산해졌다.
이젠 비가 오다가도 매가리 없이 그쳐버리고 만다. 이틀 패딩 파카 입다가 하루 안감이 따로 붙은 점퍼를 입으니 이렇게 몸이 가볍고 편할 수 없다. 신종플루니 뭐니 해서 상당히 대비 많이 해서 다니고 있다. 다만 목도리와 장갑을 미리 꺼내왔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서 조금 아쉬운 날씨.
귀국했을 때만 해도, 아니 개학했을 때만 해도 이번 학기는 상당히 많은 것들을 한 번에 붙잡는 알찬 학기가 될 예정이었다. 과연 그랬을까? 사실 아주 못하진 않은 것 같다. 지금까지를 비교대상으로 삼는다면 가장 충실했던 한 학기가 된다 말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게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했던 중에 가장 열심히 하는 한 학기가 아니라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는 한 학기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다음 학기만 되어도 너무 늦고 말아. 물론 급하게 설칠수록 손발은 더욱 꼬이고 만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간 엠티에서는 참 좋은 것을 느꼈다. 좋긴 좋은데 항상 그렇듯 모순된 감정이었다. 지금까지 같은 과가 아닌 사람들과 이렇게 재미있게 놀면서 즐겼던 적이 마지막으로 언제였나? 그렇지만, 같이 하고 있는 이 일이 끝난다면 이 사람들과 이토록 격의없이 놀 수 있는 날은 다시 오지 않겠지. 또 포기까지 올 스트레이트 고.
다시 오지 않을 이번 학기가 끝나면, 그냥 좀 온갖 감정의 부침에서 홀가분해질 수만 있어도 좋겠다. 이젠 항상 즐겁고 항상 행복한 것까진 바라지 않으려고.
그러려면, 우선 막 주어진 감정의 부채부터 해결해야지.
2009/11/05 00:12
스산하게, 091105 국소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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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was Einfach : 큰 선회 2009-11-17 20:38:38 #
... 의 주 목적인 외국학생들과의 교류에서보다도, 이 곳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에게 정을 많이 주었던 것 같다. 반 달 정도 전에 썼지만 겨우 끝에서 두 번째 포스팅인 이 스산한 글은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나는 다음 학기엔 바쁠 것이니까, 이 사람들과는 이번 학기가 지난다면 끝. 계속해서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공통분모가 없는 사람들이 ... more


덧글
Beans 2009/11/05 11:01 # 답글
스킨이 바뀌었군요! 다음 달이 되고 나서 더욱 뿌듯하실 수 있도록 나머지 기간도 알차게 보내시길. (그리고 책 사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