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5 00:26

멀리 있지 않은 인육사냥 (+질문) What's left: 잔인한 농담들

좋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객관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학교다. 그런데 이게 내 운신의 폭을 좁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들었다.

굳이 학벌드립™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곳에 다닌다는 얘기만으로도 누군가에겐 시기의 대상이 되고 누군가에겐 악플을 달고 싶은 동기가 되며 누군가에겐 추적의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설혹 추적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경우 역시 드물지 않다.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심화되는 클로즈드 서클에서는 더더욱.

최근 다니기 시작한 모 시험 대비 커뮤니티에서 본 글이다. 글쓴이에게 자랑이란 의도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닐지라도 남에게 도움되고자 합격스펙;;;이라고 늘어놓은 건 숫자와 인증샷 몇 개가 전부였다. 학점, 나이, 시험점수, 영어점수, 학교와 전공, 경력, 경험 등등. 이걸 보고 리플이 달렸다. '누군지 알겠네. 걍 개념없는 엄친아.'

블로그라는 내 원래 아이덴티티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별개의 자아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주절거리기 좋아하는 내가 이 블로그를 닫는 날이 온다면 이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난 개념없지 않으려고 하고 엄친아도 아니지만, 누군가가 나를 까려고 한다면 너무나도 쉽게 약점을 찾아서 두들겨 팰 수 있다는 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 때 일은 그 때 생각하고. 질문이란 것은....

이 블로그의 아이덴티티라던가 하는 것을 잘 모르게 되어버려서, 다음 포스팅은 투표를 받으려고 합니다. 링크해두고 오시는 분들의 고견을 받습니다.

1. 보고 있으면 병맛의 향연이 거하게 펼쳐지는 리플러 목록 (익명으로)
2. 군미필과 술먹다가 술병으로 어깨 맞은 이야기
3. 경극가수 겸 스파이 겸 혼인빙자사기범 스페이푸(Shi Pei Pu)의 부고기사 번역

....이 정도? 죄송. 이런 글이나 쓰고 있으니 남에게 보일 수 있을 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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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치오네 2009/07/05 12:15 # 답글

    1, 2, 3 다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순서대로 다 써주세요. ^^
  • 친한척 2009/07/05 12:17 #

    그, 그러시다면 역순으로 3번부터 쓸까요? (좋아한다)
  • Curtis 2009/07/06 19:02 # 답글

    본문을 읽다 보니 이 댓글이 생각나는군요 : http://udis.egloos.com/2418379#3413983.07
    '저쪽에 덧글 다는 사람들 중에서 S대 마을버스 없앤다고 했을 때 광분하던 사람들 몇 명 보이네요. 특별히 자랑안해도 저런 때 자기 출신학교 인증하면 그게 바로 학위드립이죠.'
    OTL

    그리고 셋 중에선... 1번이 제일 끌리는군요?!
  • 친한척 2009/07/06 19:18 #

    아 머리아파서 더는 보지 않았던 학위드립의 전말이로군요. 서글픕니다. 저런 분들께 타게팅되는 날이 영영 없는 평생 마이너의 길을 걷고픈 마음 뿐입니다.

    굳이 찾아가서 S대 마을버스 글을 읽고 그걸 기억하는 사람들은 무슨 드립이라고 해야할런지.

    그리고 1번은... 썼다간 이 곳이 싸움터가 될지도. 근데 전 뉴비밸리 블로거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오덕들을 깔 가능성이 높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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