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0 20:53

잡담 국소지향

옛날엔 쓰고 싶은 글이 많아서 컴퓨터만 주면 술술 써내려갈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 옛날이란 건 고등학교 때 일이다. 그 땐 정말로 머릿속에 글감과 아이디어가 가득했던 것 같...지만, 사실 아니겠지. 그 때 가득했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사실 알고보면 별 것도 아니었을 거다. 다만 내 머리가 컸는데 채워지진 않았을 뿐. 크기라도 했으니 다행이라 해야 하나 OTL.

사실 저 때 생각해 보면 웃긴다. 저 때는 내가 글을 잘 쓰는 줄 알았다. 근데 요즘 와서는 레포트 점수를 깎아내리지 않는 평타를 치는 데에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 글이란 건 어려운 걸.

요즘은 오히려 뭘 써야 하면 컴퓨터를 잡지 않고 노트패드를 잡고 써내려간다. 브레인스토밍을 끝내고 나서야 뭔가 해도 한다. 그러다 보니까 느리긴 한데 내가 글에 있어선 천재가 아니란 사실을 알고 있으니 그냥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게 요즘 쓰고 있는 노트패드. 캘거리 대학에서 사온 유일한 기념품-_-이다. 안쪽에 저런 legal pad를 붙여서 쓰면 꽤나 범용성이 높다. 내 악필에 낙서까지 드러나 있는 저 필기 내용은 학회 세미나에서 각 조 총평. 물론 너무 후덜덜한 선배들이 많이 오셔서 이런저런 얘길 해주셔서 난 그냥 입 다물고 묻어갔다. ㅎㅎㅎ


운전면허까지 따고 나니까 이젠 정말 할 일이 없다. 이젠 평일에 집에서 게기면서 밥먹기가 힘들 정도. 방에서 나오면 동생 공부 방해된다고 눈칫밥을 먹는다. ;;; 그래도 월요일부턴 계절학기가 시작하니 앞으로 6주간은 안전하다. 그 동안에 뭔가 할... 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난 이제 이력서를 써도 희망은 버리기로 했을 뿐이고! 포장을 하려고 해도 뭔가 있어야 포장을 하지.


이어폰도 다 닳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사고 있다 (...) 아니 그 전에 애저녁에 고장난 뱅앤올룹슨 A8 고쳐야 하는데?


폰을 바꾸고 나서 계속 이 번호 전주인을 찾는 전화&문자&기타 등등의 연락이 온다. 왠지 모르게 이 전 주인이란 사람의 생활 패턴을 다 알 거 같아서 미안해지고 있다. 게다가 연락하던 사람이랑 연결 못 되었을 때 그 풀죽은 목소리 같은 것도 왠지 내가 미안하고.... 아니 그러니까 박*석 씨, 폰을 바꿨으면 왠만해선 여러 사람들에게 번호 바뀌었다고 알려주세요. 아님 잠수라던가 타서 연락할 사정이 못 되는 건가.


사랑니 뽑은 자리는 여전히 아프다. 기침만 해도 덜렁거리면서 아프다. 저번엔 안 그랬는데 이번엔 왜 이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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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은사자 2009/07/02 12:22 # 답글

    저도 옛날에는 글 쓸게 무궁무진했고 나름 글을 잘 썼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글 쓰는게 예전같지가 않아졌어요.. ㅠㅠ 특히 유학 초기에 거의 1년반을 한글로 된 책도 안읽고 글도 안쓰고 하면서 확- 줄어든 것 같다는..

    근데 친한척님 지금도 글 참 잘 쓰세요. 논리정연하기도 하고 문장도 위트있고.. 전 친한척님 글이 술술 읽히면서도 장식적이지 않고 담백해서 참 좋은데요.
  • 친한척 2009/07/04 17:09 #

    전 캐나다 잠깐 다녀왔다고 말이 안 나와요..............ㅠㅠㅠㅠ

    말할 기회가 정말 없어서 그런지.... 4개월동안 집에 전화하거나 다른 한국 형들이랑 잠깐 얘기한 거 빼고 한국어로 말할 기회가 정말 없어서 그런가... 그래도 4개월 가지고 왜 이렇게 됐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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