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6월 15일
여행경로 확정

여행사에서 견적계상이 끝났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도무지가 액수가 장난이 아니네요. 하지만, 그래도 가 보고 싶은 곳만 편성해놓았기 때문에 절대로 이 이상 줄일 수는 없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현지에서 손가락 빨더라도 일단은 가봐야죠.
여권도 국제학생증도 다 받아놓았고, 이제는 비행기표와 숙박, 기차도 마무리되었고, 남은 건 여행기간을 풍요롭게 할 지식과 보따리 싸기 정도군요. 여행이 하루하루 가까워오고, 날짜가 하나씩 줄어가는 지금은 제가 평소라면 무엇을 하고 싶었을지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수능때도 그렇고 언제나 그렇지만 타임 리미트라는 것은 사람을 상당히 솔직하고 명확하게 규정지어주는 것 같아요. 이걸 왜 시간 많았던 평소 학기중에는 하지 못했나 살짝 후회감도 밀려옵니다만. 일단 5월에 만나지 못했던 선생님들도 찾아뵙고, 후배 아이들도 한 번 챙겨주도록 노력해야죠.
여행을 준비하면서 살짝 생각하는 거지만, 단순히 치기어린 학생들이 '넓은 세상을 보고 느끼기 위해' 해외로 여행가는 것은 정말 외화낭비라는 겁니다. 이 광속 통신의 시대에 세상의 넓음을 앉아서 깨닫지 못하는 자가 여행을 간다고 해서 어떠한 효용이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단순히 '대학생이니까' 폼나게 한 번 여행간다. 이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여행을 갈 거라면 적어도 '내가 어디서 무엇을 보고 싶다' 는 것 정도는, 여행책자가 아닌 스스로의 지식과 조사로 알아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 여행은 말짱 도루묵이지요.
이렇게 잘난 듯 말하지만 저 역시 그 동안은 저런 여행을 해왔고, 그 여행에서 조금이나마 알고 가는 여행의 맛을 느꼈기에 지금 이런 여행을 준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 간다면, 그 나라 말이나 적어도 그 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2외국어 정도는 해둬야죠(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데, 유럽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2외국어는 결코 영어가 아닙니다. 프랑스를 기점으로 해서 서쪽으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이탈리아 이동으로는 차라리 독일어가 더 잘 통합니다). 오랜만에 꺼낸 독일어 회화 책에 쌓인 먼지가 자욱하군요. 조금 후회됩니다. 평소에 공부해둘 걸. 또한 그 나라 역사와 문학 역시 공부해둬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들었던 2학점짜리 '독일어권 사회와 문화'는 상당히 도움되었습니다. 이 수업이 아니었더라면 제가 베를린에서 슈프레 강Fls. Spree 어귀의 호언촐레른 다리를 본다는 목표를 잡을 일은 없었겠죠. 이런 정도의 노력도 할 생각이 없다면 여행을 가서 호연지기를 키우고 오겠다는 생각은 접는 것이 좋겠군요. 분명 가서도 한국인들을 찾아 두리번거리고 현지에서 조인트해서 어떻게 놀아볼 생각이 먼저 들테니까 말이죠. 저는 여행을 혼자 갑니다.
아무튼 여행 출발일자가 기대되는군요. 앞으로 1주일 남았습니다. 아쉽게도 일본 경유행은 취소되어서 일본에서 친구와 잠깐 만나서 시부야와 하라주쿠를 돈다-는 계획은 펑크입니다. 도무지 비행기 자리가 나질 않는다는군요. 대신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통해 프랑크푸르트까지 들어갑니다. 이런 중간경유지에서의 재미도 쏠쏠하지요. 처음 유럽에 갔을 때는 갑작스런 에어 프랑스 파업으로 홍콩을 경유해 케세이 퍼시픽 편으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그 때 홍콩과 중국 문화를 흠모하게 되었지요. 동유럽에 갔을 때는 벨기에 브뤼셀 공항과 영국 히드로 공항에 차례차례 멈춤으로서 두 나라에 대해서도 좋은 기억을 갖게 되었습니다.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제 이번 유럽행의 관문이 되는 곳. 그 곳에서도 좋은 기억이 있길 기원합니다.
마지막 5일은 베네치아에서, 그리고나서 다시 밤 침대차로 프랑크푸르트로 귀환한 후에 비행기가 뜹니다. 과연 베네치아에서 쿠색을 타면서 저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 것인가, 그것이 지금은 가장 궁금한 것이군요. 여행중엔 일기를 충실하게 써야겠습니다. 이미 몰스킨 노트 하나도 마련해 놓았으니, 생각난 김에 포장을 뜯어서 첫장에 뭐라도 채워야겠습니다.
# by | 2007/06/15 10:40 | 만유본위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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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 될 수 있는 한 많은 나라에서 똥을 누어 봐야 한다고 하잖아요?
멋지고 후회 없는 여행 되시기를 바랍니다.^^
스카이/ 일단 가방을 둘러매고, 떠나보심이...?(야)
현율/ 감사합니다^^. 현율님도 알찬 방학 보내시길.
liesu/ ^^. 잘 다녀오겠습니다. liesu 님도 여행 준비 잘 하시길(웃음).